항암제 신약 개발 현황
글로벌 항암신약 전문 기업 에이치엘비(HLB)가 개발 중인 표적 항암제 '리보세라닙(Rivoceranib)'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 허가 문턱에서 또 한 번 좌절을 겪었다. 지난 2023년 5월 1차 보완요구서한(CRL)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불발이다. 그러나 이전과 달리 이번 CRL은 임상현장 실사(BIMO)가 아닌 항서제약의 생산시설(CMC)에 대한 기술적 지적사항만을 담고 있어, 업계에서는 "재승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항서제약은 FDA로부터 구체적인 보완 요청 내용을 전달받은 뒤, 빠르면 5월 중 재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FDA가 이를 클래스1으로 분류할 경우, 접수 후 2개월 이내에 승인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HLB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FDA 품목허가 재도전에 속도를 낼 방침이며, 유럽의약품청(EMA) 품목허가 신청도 병행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기업 개요 및 비전
HLB는 1975년 울산에서 구명정 제조업체로 출발해 유리섬유 파이프, 선박 제조, 조선 등 다양한 산업을 거치며 40년 넘는 제조업 역사를 가진 기업이다. 2000년대 이후 바이오 산업으로 눈을 돌려 현재는 글로벌 항암 신약 개발 기업으로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특히 '리보세라닙'이라는 표적항암제를 중심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완료하고 미국, 유럽, 아시아 시장을 목표로 하는 등 신약 상업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DNA 백신 플랫폼 'UNITE' 및 다양한 면역 항암제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2025년까지 5개 이상의 항암제 시판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HLB는 실천적 기업윤리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으며, 따뜻한 자본주의를 실현하는 기업 시민의 역할을 강조한다. 진양곤 회장은 “성장의 이유가 고객과 사회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CRL 재발급 원인 및 대응
FDA가 두 번째 CRL을 발급한 주된 사유는 항서제약 생산시설의 CMC(화학·제조·품질관리) 기준 미비다. FDA는 △멸균 프로토콜, △육안 검사 절차, △컴퓨터 자동화 시스템 등 세 가지 기술적 항목을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1차 CRL에서 언급됐던 임상현장 실사 및 전반적인 품질관리 항목보다는 범위가 좁고 개선 가능성이 높은 사안으로, 빠른 재신청과 승인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항서제약은 향후 2~3주 내 FDA로부터 구체적 보완 요청서를 받은 뒤 1개월 이내 재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HLB 역시 이와 발맞춰 빠르게 대응 중이며, 내부적으로는 이번 CRL을 '기술적 문제 해결' 단계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FDA가 클래스1 심사로 분류할 경우 2개월 내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승인 타이밍은 빠르면 7월, 늦어도 11월로 전망된다.
그룹주 급락과 시장 충격
이번 두 번째 승인 실패 소식이 전해지자, HLB 그룹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HLB를 비롯해 HLB제약, HLB생명과학 등 주요 계열사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했고, 하루 만에 그룹 전체 시가총액 3조 3000억 원 이상이 증발했다.
이는 시장의 실망감과 불확실성에 따른 단기적 반응이지만, 회사 측은 빠른 시일 내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주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진양곤 회장은 직접 유튜브와 언론을 통해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며, 재신청 계획과 전망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향후 전망과 글로벌 전략
HLB는 미국 FDA 품목허가에 실패했지만, 유럽 EMA 승인을 추진하며 전략적 방향을 다변화하고 있다. 진 회장은 오는 9월 유럽 시장 허가 신청을 공식화했으며, 간암 적응증을 유지한 상태로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 상업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또한 HLB는 면역 항암제, DNA 백신 플랫폼, 유전체 분석 기술 등 차세대 항암 기술에 대한 R&D를 지속하고 있으며, 미국 Elevar, 중국 항서제약, 유럽 Verismo 등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확대 중이다.
임상 데이터의 신뢰성과 제품 효능이 이미 입증된 만큼, 생산시설 보완이 완료되면 FDA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회사 측은 이미 EMA 기준에 맞는 문서 준비를 완료 중이며, 다각도로 글로벌 상업화 경로를 추진 중이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회는 있다
비록 두 차례의 FDA CRL로 인해 시장과 주주들이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이번 CRL은 상대적으로 해결 가능한 범위의 기술적 보완 사항에 해당된다. HLB의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은 여전히 유효하며, 글로벌 상업화를 위한 전략도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진양곤 회장의 적극적인 리더십, 시장과의 소통, 투명한 정보 공개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지금은 HLB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통과 의례이며, 빠른 시일 내 신뢰를 회복하고 글로벌 항암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