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변증 환자가 매일 채소를 240g 이상 섭취하면 간암 위험이 65%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식이 전략을 확인해보세요.
간경변증 환자에게 채소가 중요한 이유
간경변증은 간에 반복적인 손상이 일어나면서 간세포가 굳어지고 기능이 떨어지는 상태다. 간이 딱딱해지면 혈류가 제대로 흐르지 못해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기고, 결국 간암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간경변증은 간암의 가장 큰 원인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그렇기 때문에 간경변증 환자에게는 평소 식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프랑스 북소르본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간경변증 환자가 하루에 채소를 240g 이상 섭취하면 간세포암 위험이 65%나 낮아진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권고 수준이 아니라, 실제 간암을 예방할 수 있는 ‘확실한 데이터’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 연구는 간경변증 환자 179명을 대상으로 수년간 추적 조사해 식단과 간암 발생의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밝혀냈다.
이처럼 간이 약한 사람일수록 평소에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병의 경과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채소는 열량이 낮고 영양소가 풍부해, 간에 부담을 덜 주면서도 필요한 미량 영양소를 공급해주는 대표적인 식품군이다. 따라서 간 건강이 걱정된다면, 당장 식탁 위 채소의 양부터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채소 240g 이상 섭취의 효과
연구팀은 하루 채소 섭취량을 기준으로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하나는 240g 미만, 다른 하나는 240g 이상 섭취하는 그룹이었다. 분석 결과, 240g 이상 섭취하는 그룹이 간세포암에 걸릴 확률이 무려 65%나 낮았다. 이 수치는 약이 아니라 ‘채소’만으로도 간암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왜 하필 240g일까?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과일과 채소를 400g 이상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한국은 이보다 더 많은 500g을 권장하는데, 그 이유는 한국인이 김치처럼 절임 채소를 많이 먹기 때문이다. 생채소와 과일만 따지면 여전히 부족한 편이다. 그런데도 실제로 240g조차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 중 무려 42.5%가 과일·채소 부족 상태였다.
즉, 아주 과도한 채식이 아니라, 단지 하루 한두 끼에서 채소 한 접시만 더 먹는 것만으로도 간경변증 환자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매 끼니마다 조금씩 의식적으로 채소를 늘리는 것이 간암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한국인의 채소 섭취 현실과 문제점
우리나라의 경우, 하루 채소 섭취 권장량은 500g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만큼 섭취하는 사람은 4명 중 1명도 되지 않는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하루 500g 이상 채소와 과일을 먹는 사람은 전체의 24.6%에 불과하다. 특히 남성은 20.7%, 20대는 고작 11.9%에 머물렀다.
이처럼 젊은 층일수록 채소 섭취가 부족하다. 이는 단순한 습관 문제가 아니다. 가공식품과 배달음식 위주의 식생활, 빠르게 먹는 문화, 식재료 손질의 번거로움 등이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문제는 이런 식습관이 미래의 건강을 담보로 한다는 점이다. 지금 당장 병이 없더라도, 간, 심장, 대장 등 주요 장기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간경변증과 같이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일수록 채소 섭취는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단순히 맛이나 편리함만을 따지는 식생활에서 벗어나야 한다. 몸을 지키는 음식이 무엇인지 알고, 매일 실천하는 ‘건강한 습관’이 필요하다.
채소에 담긴 항산화·항염 성분
연구진은 채소 속의 항산화 성분과 미량 영양소가 간세포암 발생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비타민 C, 베타카로틴, 식이섬유, 폴리페놀 등이 있다. 이 성분들은 체내 염증을 줄이고, 간세포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간은 해독을 담당하는 장기이기 때문에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채소는 간을 보호하는 최고의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채소는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간경변증 환자들은 대개 다른 대사 질환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채소 섭취는 여러 건강 문제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채소 섭취는 단순한 식이요법을 넘어 의학적으로 검증된 예방 전략으로 간주된다. 약에만 의존하지 않고, 식단으로 질병을 관리하는 시대가 온 만큼, 채소를 얼마나 먹고 있는지에 대한 자가 체크가 필요하다.
실생활에서 실천 가능한 채소 섭취 방법
하루에 채소를 240g 이상 먹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한 끼 식사에 나물 2~3가지, 생야채 샐러드 한 접시, 반찬으로 오이무침이나 당근채 정도만 더해도 충분하다. 특히 아침 식사 때 채소를 넣은 주스나 샐러드를 추가하면 하루 채소 목표량의 절반을 쉽게 채울 수 있다.
또한 장을 볼 때부터 채소 중심으로 구성하고, 가급적 가공하지 않은 생채소를 선택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김치나 절임채소도 좋지만 나트륨이 많기 때문에 생채소를 중심으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단에 제철 채소를 활용하면 가격도 저렴하고 영양도 더 풍부하다.
간경변증 환자는 특히 하루 식단을 의식적으로 계획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병원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음식이다. 한 접시 채소가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오늘부터 식탁에 채소 한 가지를 더 올려보자.
